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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장, 진정서, 탄원서 - 언제 어떤 문서를 써야 할까?
억울한 일을 겪으면 어디에, 어떤 문서를 내야 할지부터 막막해집니다.
인터넷에서 양식을 찾아봐도 고소장, 진정서, 탄원서가 비슷해 보여 고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세 문서를 구분하는 출발점은 하나입니다. "이 문서로 무엇을 요청하려는가?"
- 범죄 피해에 대해 처벌을 요구한다면 → 고소장
- 문제를 알리고 조사나 해결을 요청한다면 → 진정서
- 진행 중인 사건을 판단할 때 특정 사정을 고려해 달라고 요청한다면 → 탄원서
아래에서는 가상 사례로 각 문서의 용도와 작성 요령을 살펴보고, 한 사건에서 세 문서를 함께 쓰는 경우와 2026년 10월부터 달라진 절차까지 정리하겠습니다.
고소장: 범죄 피해를 알리고 처벌을 요구할 때
고소장은 피해자 등 고소권자가 범죄 사실을 수사기관에 알리고 상대방의 처벌을 요구하는 문서입니다. 형사소송법상 고소는 피해자뿐 아니라 법정대리인 등 법률이 정한 고소권자도 할 수 있습니다(제223조, 제225조).
예를 들어 A씨가 길에서 폭행을 당했고, 당시 상황이 찍힌 영상과 진료기록을 확보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A씨가 피해 사실을 알리면서 가해자의 처벌을 원한다면 고소장 제출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고소장에는 "엄하게 처벌해 주세요"라는 말을 반복하기보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적는 것이 중요합니다.
- 사건이 일어난 날짜와 장소
- 상대방이 한 행동과 당시 상황
- 그로 인해 생긴 피해
-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
- 상대방의 처벌을 원한다는 의사
법률 용어를 많이 넣기보다 읽는 사람이 사건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게 쓰는 것이 좋습니다. 직접 겪은 사실과 전해 들은 내용을 나눠 적으면 설명이 더 명확해집니다.
기한에 주의해야 하는 범죄도 있습니다. 모욕죄처럼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재판에 넘길 수 있는 친고죄는 원칙적으로 범인을 알게 된 날부터 6개월 안에 고소해야 합니다(제230조). 이 기간이 지나면 고소할 수 없습니다.
진정서: 문제를 알리고 조사나 해결을 요청할 때
진정서는 자신이 겪은 부당한 일이나 문제 상황을 관계 기관에 알리고 조사, 시정, 해결을 요청하는 문서입니다. 형사사건에서 쓰이기도 하지만 노동, 행정, 인권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됩니다.
대표적인 예가 임금체불입니다. B씨가 두 달 동안 임금을 받지 못했다면, 체불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지방고용노동관서에 진정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근로기준법 제104조도 근로자가 법 위반 사실을 감독기관에 알릴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사업주의 처벌을 요구하는 고소와는 요청의 초점이 다릅니다.
B씨의 진정서에는 다음 내용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 근무한 사업장과 근무 기간
- 받기로 한 임금과 지급일
- 실제로 받은 금액과 받지 못한 금액
- 사업주에게 지급을 요청한 경위
- 근로계약서, 급여명세서, 통장 내역 등 관련 자료
고용노동부는 온라인 노동포털을 통한 진정 신청과, 사업장 소재지 관할 고용노동관서 방문 접수를 안내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 국가기관 등에 의한 인권침해나 차별은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0조에 따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할 수 있습니다.
흔한 오해 하나. 진정서를 '증거가 없을 때 쓰는 문서'로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진정도 사실관계와 자료가 구체적일수록 문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 진정으로 시작했더라도 조사 결과에 따라 법 위반에 대한 후속 절차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탄원서: 사건을 판단할 때 살펴볼 사정을 전할 때
탄원서는 특정한 사정이나 의견을 설명하고 이를 고려해 달라고 요청하는 문서입니다. 사건을 새로 시작하는 문서가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인 사건에 의견을 보탠다는 점이 고소장·진정서와 다릅니다. 형사사건에서는 선처를 호소하거나, 피해 상황을 알리고 엄정한 처분을 요청하는 데 쓰입니다.
예를 들어 재판을 받는 C씨의 가족이 자신이 직접 아는 생활 형편과 재발 방지를 돕기 위한 계획을 설명하며 선처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법원의 형사재판 안내 자료에서도 주변 사람들의 탄원서를 양형자료로 내는 경우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형법 제51조가 형을 정할 때 범행 후의 정황 등을 고려하도록 정하고 있어, 이런 사정이 판단에 참고될 수 있습니다.
탄원서는 요청하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적을수록 좋습니다.
- 선처를 요청할 때: 실제로 확인한 피해 회복 노력, 가족의 지원 계획, 재발 방지 방안
- 엄정한 처분을 요청할 때: 피해의 내용, 지금도 이어지는 어려움, 가해자의 사과·회복 노력 여부
"좋은 사람이니 봐주세요"나 "무조건 무겁게 처벌해 주세요" 같은 표현만으로는 사정이 충분히 전달되지 않습니다. 작성자가 당사자와 어떤 관계인지, 무엇을 직접 알고 있는지를 함께 밝혀야 내용의 근거가 분명해집니다. 탄원서는 판단에 참고해 달라는 요청이므로, 제출만으로 원하는 결과가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처벌불원서는 탄원서와 다릅니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히는 처벌불원서는, 폭행죄처럼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에서 사건 결과를 직접 좌우할 수 있습니다. 합의 과정에서 서명하기 전에 그 의미를 충분히 확인해야 합니다.
세 문서를 한눈에 비교하면
구분 | 고소장 | 진정서 | 탄원서 |
|---|---|---|---|
주된 목적 | 범죄 사실을 알리고 처벌 요구 | 문제에 대한 조사·시정·해결 요청 | 특정 사정과 의견을 고려해 달라고 요청 |
작성하는 사람 | 피해자 등 고소권자 |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 | 당사자 또는 관련 사정을 아는 사람 |
핵심 내용 | 범죄 사실, 피해, 처벌 의사 | 문제의 경위, 원하는 조치 | 당사자와의 관계, 구체적 사정, 요청 이유 |
제출 시점 | 사건을 시작할 때 | 문제를 알릴 때 | 수사·재판이 진행되는 중 |
제출처 | 해당 사건을 맡는 수사기관 | 문제를 담당하는 기관(고용노동관서, 국가인권위원회 등) | 사건 진행 단계에 따른 담당 기관 |
대표 사례 | 폭행 피해자의 처벌 요구 | 체불임금 지급을 위한 조사 요청 | 재판 중 선처나 엄정한 처분 요청 |
이 표는 일반적인 용도를 나눈 것입니다. 실제 처리에서는 문서 제목보다 내용과 요청 취지가 더 중요합니다. 관련 규정도 진정이나 탄원이라는 이름으로 낸 서류가 실질적으로 고소·고발에 해당하는 경우를 예정하고 있습니다. 제목을 '진정서'라고 붙였다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고소와 별개로 처리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반대로 처벌을 원한다면 그 의사를 문서에 분명히 적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한 사건에서 세 문서를 함께 쓰는 경우
세 문서는 서로를 대신하는 관계가 아닙니다. 하나의 사건에서도 요청하는 내용과 시점에 따라 함께 쓸 수 있습니다.
직장인 D씨는 팀장 E씨에게 수개월 동안 폭언을 들었고, 회의실에서 서류로 머리를 맞기도 했습니다. 그 사이 몇 달 치 야근 수당도 받지 못했습니다.
- 폭행 → 고소장: 서류로 머리를 맞은 일은 폭행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E씨의 처벌을 원한다면 경찰에 고소장을 내는 것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폭행죄는 반의사불벌죄이므로, 이후 합의 과정에서 처벌불원서를 쓸지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 괴롭힘과 체불 수당 → 진정서: 직장 내 괴롭힘과 받지 못한 야근 수당은 고용노동관서에 진정서를 내 조사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회사 내부 신고 절차가 있다면 함께 활용할 수 있습니다.
- 재판 단계 → 탄원서: E씨가 재판에 넘겨지면 D씨나 상황을 지켜본 동료가 피해의 내용과 E씨의 태도를 적은 엄벌 탄원서를 낼 수 있습니다. 반대로 E씨의 가족은 선처 탄원서를 낼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문제마다 원하는 결과가 무엇인지를 나눠 생각하면, 어떤 문서를 어디에 낼지가 자연스럽게 정리됩니다.
제출하기 전에 확인할 네 가지
첫째, 원하는 조치를 한 문장으로 적어 보세요.
- "폭행 피해에 대해 상대방의 처벌을 원합니다."
- "받지 못한 임금에 대한 조사와 지급 조치를 요청합니다."
- "사건을 판단할 때 다음 사정을 고려해 주시기를 요청합니다."
목적을 먼저 정하면 불필요한 내용이 줄고 문서의 방향이 잡힙니다.
둘째, 사실을 시간순으로 정리하세요.
사건 이전 상황, 문제가 생긴 과정, 이후 대응을 순서대로 적습니다. 날짜가 정확하지 않다면 임의로 확정하지 말고 '○월 초경'처럼 기억하는 범위를 표시하세요.
셋째, 설명과 자료를 연결하세요.
본문에서 임금 미지급을 설명했다면 통장 내역을, 특정 대화를 설명했다면 그 대화 기록을 짝지어 두세요. 첨부자료에 번호와 짧은 제목을 붙이면 읽는 사람이 확인하기 편합니다. 원본은 따로 보관하세요.
넷째, 제출처와 사건 정보를 확인하세요.
모든 문서를 같은 기관에 내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진행 중인 사건에 내는 탄원서나 추가 자료는 담당 기관과 부서, 사건번호를 적어야 해당 사건에 정확히 연결됩니다. 작성자의 이름, 연락처, 당사자와의 관계도 밝혀 주세요.
마지막으로, 거짓은 절대 금물입니다. 다른 사람을 처벌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 사실을 알리면 형법 제156조의 무고죄로 10년 이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확인한 사실과 추측을 구분해 적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2026년 10월부터 달라진 고소 절차
2026년 10월 2일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이 출범하면서 개정 형사소송법도 시행됐습니다. 고소장을 낸 뒤의 절차와 관련해 알아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접수처: 고소·고발은 경찰 등 사건을 관할하는 수사기관의 사법경찰관에게 서면 또는 구술로 합니다(제237조).
- 수사 기간: 10월 2일 이후 수리된 고소·고발 사건은 수리일부터 3개월 안에 수사를 마쳐 송치 여부를 정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 불송치 이의신청: 경찰이 사건을 검사에게 넘기지 않기로 하면, 통지를 받은 날부터 3개월 안에 해당 관서장에게 이의신청할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없던 기한이 새로 생겼습니다.
- 불기소 항고: 공소청 검사가 불기소 처분을 하면 고소인·고발인은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안에 항고할 수 있습니다.
이런 권리는 정식 고소 사건으로 처리될 때 분명하게 따라옵니다. 처벌을 원한다면 문서 제목과 상관없이 처벌 의사를 명확히 밝혀 두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고소장을 내기 전에 진정서를 먼저 내야 하나요?
아닙니다. 진정서를 먼저 내야만 고소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범죄 피해에 대한 처벌을 원한다면 고소권과 사건 내용을 확인한 뒤 바로 고소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친고죄라면 6개월 기한이 있으니 오히려 서두르는 편이 좋습니다.
Q. 고소는 반드시 고소장을 써야 하나요?
형사소송법 제237조는 고소를 서면뿐 아니라 구술로도 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말로 하면 담당 경찰관이 조서를 작성합니다. 다만 경위와 자료를 미리 정리해 두면 빠뜨리는 내용 없이 설명할 수 있습니다.
Q. 탄원서는 몇 장이나 모아야 효과가 있나요?
정해진 기준은 없습니다. 숫자보다 작성자가 직접 알고 있는 구체적인 사정이 담겨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같은 문장을 복사한 탄원서를 많이 모으는 것보다, 관계와 근거가 분명한 몇 장이 더 설득력 있을 수 있습니다.
Q. 진정서나 탄원서는 길게 쓸수록 유리한가요?
분량보다 요청 이유와 근거를 분명히 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같은 주장을 반복하기보다 핵심 사실을 간결하게 적고 필요한 자료를 첨부하세요.
Q. 합의할 때 처벌불원서를 써 줘도 괜찮을까요?
폭행죄나 명예훼손죄 같은 반의사불벌죄에서는 처벌불원서가 사건 결과를 사실상 결정할 수 있습니다. 한 번 처벌불원 의사를 밝히면 되돌리기 어려우므로, 합의 조건이 실제로 이행되는지 확인한 뒤 신중하게 결정하세요.
마무리: 요청과 근거, 두 가지만 먼저 정하세요
문서를 쓰기 전에 내가 요청하는 조치가 무엇인지, 그 요청을 뒷받침할 사실이 무엇인지 두 가지를 먼저 적어 보세요. 이 둘이 분명해지면 어떤 문서를 준비하고 어느 기관에 낼지 판단하기가 훨씬 쉬워집니다.
- 처벌을 원한다 → 고소장
- 조사와 해결을 원한다 → 진정서
- 진행 중인 사건의 판단에 사정을 보태고 싶다 → 탄원서
이 글은 일반적인 제도 안내이며, 구체적인 제출 방법과 법적 효과는 사건 내용과 적용 법령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있다면 변호사나 대한법률구조공단(국번 없이 132)의 상담을 받아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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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 데일리안, 공소청 시대 피해자 권리보호 Q&A (2026.10.2)
- 형사소송법 제223조·제225조·제230조·제237조, 형법 제51조·제156조·제260조, 근로기준법 제104조,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0조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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